본문 바로가기
로딩 중

매거진

뜨개실을 꿀꺽한 고양이 선형 이물 제거 및 복강 수술 사례

등록일 2026-09-07

조회수 62



“ 
특히 위험한 선형이물,
눈에 보여도 절대 당기면 안되는 이유
“


어느덧 민족 대명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. 명절이 되면 선물 꾸러미를 묶은 화려한 보자기 끈이나 과일을 감싼 스티로폼 망 등 평소 집안에서 보기 힘들던 낯선 물건들이 가득 쌓이곤 하는데요.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매력적인 장난감으로 보이겠지만, 사실 이 시기는 이물 섭식 사고로 응급 내원이 가장 빈번해지는 주의 기간이기도 합니다.
실제로 병원에 있다보면 예상치 못한 이물 섭식으로 달려오시는 보호자님들을 참 자주 만나게 됩니다. 어느 날 운동화끈이 댕강 잘려 있어 사색이 되어 오신 분부터, 쓰레기봉투 안에 든 닭뼈를 삼켜서 오신 분, 도대체 어디서 삼켰는지 모를 정체불명의 이물까지... 아이들의 호기심은 때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.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히 보호자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, 뜨개질 실을 꿀꺽한 한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.


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살랑거리는 끈이나 실을 보면 사냥감으로 인식해 입을 먼저 가져다 대곤 합니다.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고양이의 '혀'에 숨겨져 있어요.
고양이 혀의 돌기(사상유두)는 안쪽을 향해 나 있어, 실이나 끈이 한 번 걸리면 구조상 밖으로 다시 뱉어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. 본의 아니게 끝까지 삼키게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죠. 이 아이 역시 20cm 길이의 뜨개실을 순식간에 삼켜버려 급히 저희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.

 🧵선형이물이 일반이물보다
더 위험한 이유




고양이가 삼키는 이물질 중에서도 '선형 이물(길고 가는 형태)은 수의사들이 가장 긴장하는 케이스입니다. 단순한 소화 불량을 넘어 장을 직접적으로 손상시키기 때문인데요. 어떤 과정으로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.
​
✅ 이런 것들이 모두 '선형 이물'이 됩니다
바느질·재봉용 실, 뜨개질용 털실
고무줄, 머리끈
낚싯대 장난감 줄
비닐 끈, 포장용 노끈
옷 태그 실, 커튼 끈 등
​
✅ 선형 이물의 치명적인 진행 과정(아코디언 현상)
선형 이물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장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을 찢거나 괴사시키기 때문입니다.
고정 단계: 삼킨 실의 한쪽 끝이 혀 밑에 걸리거나 위·장의 일부에 단단히 고정됩니다.
수축 단계: 실은 고정되어 있는데 장은 음식물을 밀어내기 위해 계속 움직입니다. 이 과정에서 장벽이 고정된 실을 따라 아코디언처럼 접히며 주름이 잡히게 됩니다.
손상 단계: 장이 계속 움직일수록 실은 팽팽해지고, 날카로운 실이 장벽을 톱질하듯 조여 절단하거나 혈류를 차단해 장을 괴사시킵니다.
치명적 결과: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이 발생하면 장 내용물이 복강으로 새어나가 복막염, 패혈증, 쇼크 등 생명을 위협하는 위급 상황으로 이어집니다.

💡 눈에 보여도 절대 당기지 마세요!
선형 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 손상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집니다. 설령 아이가 구토를 하지 않거나 평소와 다름없이 잘 논다고 하더라도, 끈 종류를 삼킨 것이 의심된다면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.
특히 아이의 혀 밑이나 입안에 실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거나, 항문 밖으로 실 끝이 조금 나와 있는 것을 보게 되었을 때 절대 손으로 잡아당겨서는 안 됩니다.
실의 한쪽이 장 어딘가에 이미 걸려 있다면, 당기는 힘에 의해 팽팽해진 실이 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. 당기지 말고 그 상태 그대로 내원하시어, 수의사가 초음파나 엑스레이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믿고 맡겨주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입니다.